작은 생명의 눈빛
작은 어깨였다.
세상 모진 바람도
그 털 한 올 건드리지 못하게
두 손으로 감싸 안았던,
하얀 털뭉치, 뽀송.
처음엔 내가 너를 안아줬다.
어느 날부터는
네가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.
진단실 흰 벽,
의사의 말이 귀에 닿지 않았다.
뇌 속에 차오른 물,
꺼져가는 등불 하나.
그래도 뽀송은 버텼다.
매일 아침 물에 탄
쓰디쓴 약 한 봉지로
아홉 해를 버텼다.
지치는 날엔 외면했다.
버거운 날엔 등을 돌렸다.
그럴 때마다 뽀송은
아무것도 묻지 않고
그저 올려다보았다.
맑고 까만 그 눈으로.
개모차 위에서
바람을 온몸으로 받던 작은 귀,
엄마 무릎에 턱을 얹고
눈을 감던 그 온기.
작년 가을,
뽀송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.
미안하다, 뽀송아.
고맙다.
열 해를 곁에 있어줘서.
보고싶다.
오늘도, 그리고 아마 내일도.
작년 추석 무렵이었습니다.
하얀 털뭉치 뽀송이가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.
처음 만난 날, 손바닥 위에 다 들어오던 작은 몸.
그 작은 몸이 우리 집을 이렇게 크게 채우고 있는 줄은, 그때는 몰랐습니다.
함께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 뇌수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.
그날부터 매일 아침, 물에 탄 가루약 한 봉지.
뽀송이는 찡그리지 않았습니다. 그냥 받아먹었습니다.
약을 먹을수록 털이 빠지고 걸음이 느려졌습니다.
대소변도 점점 가리지 못했습니다.
이불을 적시고, 몸에 범벅이 된 채로 엄마를 올려다보던 날들.
지치고 외면하고 싶었습니다. 등을 돌린 날도 있었습니다.
그래도 앞발로 바닥을 밀며 엄마에게 다가왔습니다.
개모차 위에서 바람을 맞을 때면 작은 귀를 팔랑이며 고개를 들었습니다.
저 작은 것이 우리보다 훨씬 용감했습니다.
아홉 해가 흘렀습니다.
하얗던 털은 거의 남지 않았고, 마지막엔 배밀이도 하지 못했습니다.
그래도 끝까지, 그 맑고 까만 눈으로 눈을 맞춰왔습니다.
열 해를 함께했습니다.
아내는 지금도 뽀송이가 자던 자리를 지나칠 때면 발걸음을 멈춥니다.
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아무 말도 못합니다. 저도 그러니까요.
반려견을 잃은 슬픔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.
고작 강아지 한 마리라고 합니다.
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합니다.
괜찮아지긴 합니다.
하지만 잊혀지지는 않습니다.
그게 사랑이라는 걸, 이제는 압니다.
당신도 알고 있을 겁니다.
그 작은 생명이 당신의 삶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었는지를.
그 온기가 사라진 자리가 얼마나 넓고 차가운지를.
그리고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아직도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는지를.
그래서 이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.
뽀송이의 기일이 돌아올 때, 생일이 돌아올 때,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보고싶은 날.
그 날들을 혼자 보내지 않았으면 했습니다.
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, 당신의 반려견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것을, 잊지 않겠다는 것을.
그 작은 생명의 눈빛을 기억합니다.
당신의 슬픔은 충분히 당연합니다.
그리고 그 그리움은, 사랑했다는 증거입니다.
— 그리운날에, 하늘우체국 🌈